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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우산 일상

누구와도 적을 지지 않는 사람들

by 별우산 2024.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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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별우산'입니다~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고 왔습니다. 엄청 껄끄러울 것 같았는데, 괜찮았습니다. ㅎ 주변 지인들은 자기 같으면 그 날로 그만 나갔다고들 하더라구요. 저의 모범생 기질과 오기로 저는 배움을 마칠 줄 알았지요 ㅎ

 

사실 살면서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아름답고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보통은 갈등에 부딪치면 외면하던지 앞으로 안봐도 되는 사이면 이별을 합니다. 특히나 일회성 관계에서는 두번 다시 볼 일 없으니 갈등이 크게 문제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일정 기간 계속 봐야하는 사이, 특히나 직장 내 사람들, 가족들, 단체나 모임 사람들과의 갈등은 정말 힘든 무게로 다가오는데요.

 

사업을 한 30년 넘게 하신 어떤 사장님이 들려주신 얘기입니다. 사업하는 사람들은 절대 상대가 아무리 잘못을 하고 내 뒷통수를 쳐도 끝장을 보고 벽을 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왜냐면 언제 어느 모습으로 다시 만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항상 내 아이템을 뺏어가고 믿고 의노했는데, 다음날 내 제품을 출시하는 나쁜놈이라도 절대 너 왜 그랬냐고 악다구리를 하고 적을 만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언제 어느날 그에게서 또 돈되는 정보를 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적을 만들지 않고 항상 경계 안에 두면서 일정한 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사업가들 마인드라고 합니다. 들어보면 일리가 있습니다. 우리같은 일반인은 이 사람 아니다 싶으면 다시는 안보고 저 사람 아니다 싶으면 가까이 하지 않는데, 사업하는 사람들은 정보가 돈이고 언제 누구에서 돈되는 정보가 흘러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그 누구에게도 담을 쌓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제가 좋아하는 회장님이 계시는데, 그 분이 하루는 엄청 불편한 표정으로 계신거예요. 원래는 엄청 좋으신 분인데. 그래서 무슨 일이 있으시냐고 여쭤봤더니, "싫은 사람하고 점심 먹어서요." 하시는 거예요. ㅎ 연세가 70이 훌쩍 넘으신 분이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그때는 철이 없어서 웃었는데, 지금 생각하니까 사업계의 어른도 사업하다보니 싫은 사람과 참고 식사도 해야하고 관계를 이어가야 하는 고충이 있으시구나 싶네요. 

 

저는 40 전에는 제 성질대로 싫으면 싫고 좋으면 좋다 하고 살았는데, 40이 넘어가니 조금씩 철이 드는지 니 세상도 맞고 내 세상도 맞구나 싶어요. 그럴수 있지. 하는 사고의 경계가 좀 넓어졌다고 해야하나? 굳이 나와 합치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너는 너의 세계관, 인생관이 있고, 그 것도 삶의 방식이지. 싶어요. 굳이 세상 사람이 다 똑같이 한 길로 살아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그 나이까지 니 길로 살아왔다는 것만 해도 대견한 거고 나도 이 나이까지 내 길을 살아온 것만 해도 대단한거고. ㅎ 다만 다른 사람에게 폐만 안끼치고 세상에 태어났으니 사회에 민폐만 안끼치고 각자 꿈꾸는 세상 살다가면 되지 않겠나 싶네요. 

 

성경에 보면, 빌라도가 예수님을 죽이는 판결을 내리면서 "진리가 무엇인가?"하는 질문을 독백처럼 해요. 어릴 때는 판관이 진리도 모르는가? 지금 죄 없는 사람을 니가 죽이고 있지 않나? 하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나이 40 넘어가니 "진리"가 무엇인지 ㅎㅎ 저도 궁금해요. 세상이 법조문대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법조문도 인간이 지은 것이고, 세상은 끊임없이 흘러가고 살아 숨쉬는데, 나는 어느 길을 따라가야 하는 것인가? 그가 똑똑한 지성인이니까 진리를 찾았겠지요.

 

아무 생각없이 하루 하루 살아가고 삶의 의미를 잃은채 세상을 왜 사는지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도 정말 많을텐데요. 또 그 중에는 원망과 죄책감, 시기와 불화 속에 세상을 살아갈 이유를 잃어버린 사람들도 많을테구요. 저도 한 때 한참 헤맸었구요. 지금 생각해보면, 굳이 세상을 살아갈 이유와 내가 불행하고 아픈 이유를 어느 특정 한 사람이나 사건, 어떤 특정 대상에게 귀결시킬 이유는 없는 것 같애요. 인생이 원래 어렵고 아픈 것 같애요. ㅎㅎ 굳이 그가 있어서, 그 때문에 아픈 것이 아니라. 굳이 그가 없어도 인생은 아프고 힘든 것 같아요. 굳이 그가 있어서 내가 인생의 아프고 힘듦을 일찍 접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또 같은 이치로 인생을 살아갈 이유를 어느 특정 사람이나 사건, 어떤 특정 대상에 둘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지극히 제 개인적인 의견인데, 우리가 원해서 세상에 태어난 것도 아니고, 우리의 허락이나 동의를 구하고 세상에 나오도록 허락된 것도 아닌 정말 준비없이 우리의 원의가 결여되어서 이 세상의 삶을 시작하게 되는데요. 하필 우리의 부모가 우리를 아프게 했거나, 우리가 처음 접한 세상에서의 환경이 우리를 아프게 했거나, 아직 여린 우리의 유년기와 청소년기, 청년기에 환경이 우리를 아프게 했더라도, 우리는 살아가고 있고 살아야 합니다. 

 

제가 늘 하는 말이지만, 기왕 태어난거 의미있게 살다 죽고 싶어요.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시작한 삶이지만, 기왕 태어난 것! 그리고 단 한 번 주어진 삶이라는 생명을 그냥 무의미하게 마무리짓고 싶지는 않네요. 내가 많이 아팠고, 많이 힘들었던 만큼 뭔가 남기고 죽고 싶어요. 어떤 거대한 업적도 아니고, 어떤 화려한 과업도 아니고, 내 생명이 아깝지 않을 뭔가 내 가슴이 꽉찰한만 뭔가를 하고 죽고 싶네요. "진리가 무엇인가?" 아직은 모르겠지만, 그렇게 살다 죽고 싶네요.

 

몇 일 전에 제가 이 나이에 또 울었듯이 너무 속상하고 기가 막히고 분한 일이 수시로 우리 삶에 침범해 들어오더라도 그 어떤 것과 대적하고 분노하는데 에너지를 쓰지말고, 그는 그의 길을 가게 흘려 보내고, 나는 나의 길을 가는 누구와도 적을 지지 않으면서 내 길의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여유와 대의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인생이 아름답고 가치있는 것은 누군가 피땀으로 인생을 아름답고 가치있게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 누군가와 저와 당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별우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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