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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우산 사업일지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그리라! - 무일푼으로 집 산 썰

by 별우산 2024.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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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별우산'입니다~

어제 신문에 드디어 부동산전문가들이 내년에도 집값이 오르니 올해안에 내집 마련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하는 의견이 신문기사에 났습니다. 

 

대한민국 사람이면 누구나 부동산에 관심이 많을텐데요. 내집 마련의 목적이든, 제태크의 목적이든 아직은 대한민국에서 부동산의 영향력은 큰 것 같습니다. 

 

저는 작년 2023년 2월에 부동산 값 최대 하락. 지금 집사면 큰일. 뭐 이런 기사가 한 창 뜰때 집을 질렀습니다. 물론 영끌로요. 그때는 금리도 최고치라고 연신 기사가 나고, 부동산 거래 얼음이라고 지금은 집살 때가 아니라고 부동산 전문가들이 연신 신문과 유튜브에서 말하고 있었던 때였지요. 앞으로 큰 쓰나미가 불어닥칠 것이고 대공황과 같은 위기가 올 것이다. 2022년 부동산 호황기에 영끌로 집 산 사람들이 곧 쓰러질 것이고 좋은 물건이 대거 경매로 쏟아져 나올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집 사지 말고 현금을 준비하고 기다려야 하는 시기다. 이럴 때였습니다. 

 

당시 저는 집을 알아보고 있었으니 그런 기사들이 더 체감적으로 크게 와닿았죠. 들어보면 일리가 있는 말들입니다. 금리는 계속 오른다고 하지, 경기는 나빠서 부동산 거래 물량 자체가 없이 시장이 얼어붙어있지. 상황이 아주 안 좋은 건 사실이었어요. 

 

그런데 제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돈이 없어서 이래나 저래나 제 수준으로는 집 산다는 건 엄두도 못 낼 일이었습니다. 

 

그 때 제 사무실이 영등포에 있었어요. 영등포가 그나마 사무실비가 싸서 거기에 자리 잡았던 거죠. 영등포에 가니까 백화점이 2개(롯데 백화점, 신세계 백화점)나 있어서 일요일에도 식당 닫을 걱정을 안해서 좋더라구요. 지금 사무실은 문정동인데 거기는 법조타운이고 오피스텔 상권이라 공휴일과 주말에는 식당과 커피숍이 어김없이 문을 닫고 밥 먹을 곳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입니다. 직장인 쉬는 날은 직원 월급도 안나오고 알바비로 안나오니 차라리 문을 닫는게 더 이득인 거죠. 거기서 주말에 늘 배고팠던 기억이 있어서 영등포가 저한테는 살만한 동네로 여겨졌어요. 영등포가 백화점 쪽은 시내고 백화점 반대쪽은 아직 재개발 전이라 옛날 시장 느낌 나고 물가도 싸고 오래된 식당도 많고 제 기준에 살기가 좋았어요. 

 

"아~ 여기 살아야겠다!"

 

마음 먹습니다. ㅎ 그리고는 집을 알아봤어요. 물론 전세금조차 없던 시절입니다. 매월 나가는 방값과 사무실값, 식비를 합하면 적어도 월160 만원 이상은 나갔는데 이 돈이면 집을 사는게 낫겠다 싶었죠.

 

보통 부동산에 집 알아보러 가면 이렇게 묻습니다. "자금이 얼마나 있으십니까?" "어느 정도 예산에서 생각하고 계십니까?" 저야 뭐 돈이 하나도 없었어요. "일단 대출 끼고 사고 싶습니다. 대출이 얼마까지 나올까요?" 대출이 아무한테나 나오는 것도 아니고, 집값이 있는데 대출이 나와봤자 집값만큼 나오지는 않을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제가 집을 산다는 건 거의 현실성이 없는 일이었지요. 그래도 물어나 볼 수는 있지 않습니까? ㅎ 그런데 부동산에서 물어볼 때는 반드시 살것처럼 물어봐야 한다는 팁이 있습니다. 아니면 그분들도 시간 낭비인데 굳이 저를 붙들고 실무적인 얘기를 해줄리 없잖아요. 

 

제가 마음에 드는 오피스텔은 금액이 너무 비싸서 지하철역과 조금 거리가 있는 규모도 좀 더 작고 건축연수도 더 되는 오피스텔을 먼저 알아보았습니다. 부동산 소장님이 대출은 어려울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래도 집 구경이라도 했습니다. 월세나 전세 나오면 연락달라고 했지요. 

 

그다음 제가 살고 싶은 오피스텔에 갔습니다. 처음에는 월세를 구하러 온 것 처럼 질문했고, 이걸 차라리 사는 방안은 어떠냐고 물어봤지요. 대출이 얼마나 나오는지. 일단 저한테는 대출이 나오는지가 가장 중요했으니까요. 대출이 나오면 어차피 월 생활비 드는 걸로 절약하면서 떼워서 버틴다!는 계획이었거든요. 

 

여기는 부동산 몇 군데를 갔는데, 이 오피스텔은 위치도 좋고, 코로나 시기에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으며, 실수요자가 끊임없이 있는 좋은 상권이었습니다. 남들은 2022년 집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다가 2023년 집값이 떨어지면서 난항을 겪었지만, 저같이 대출을 풀로 받아야 하는 사람은 2022년 치솟은 집시세를 기준으로 대출이 나오니까 엄청 유리한 시기였습니다. 그러니 현재 전세가나 매매가가 거의 붙은 최적의 시기였습니다. 저는 이 오피스텔을 제 값주고 계약하게 됩니다. 계약금은 대출 받은 돈으로 넣었어요. ㅎ 대출 받은 돈으로 넣고, 전세 세입자의 전세금으로 잔금치르고 마무리합니다. ㅎ 전세금 벌 때까지는 못 들어가는 남의집이지만, 그래도 나중에는 저 돈으로 사지 못할 집이라 영끌로 질러놨네요. 

 

사회생활 전무였던 제가 대출 받을 수 있었던 요인은 사업자등록증이었어요. 개인사업을 영위하는 것으로 되어있고, 1년치 카드 지출 내역으로 대출이 잡혔어요. 

 

이 이전에 웃긴 일이 하나 더 있습니다. 오피스텔은 취득세가 4.6%로 제 경우 취득세가1000만원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오피스텔을 생애최초로 사면 취득세 감면 혜택을 못 받는 다는 거예요. 그래서 오피스텔 전에 아파트를 하나 사야겠다. 생각합니다. 물론 돈은 없었어요. 그래서 인천이 집값이 그래도 좀 싸다고 하니까 인천을 물색해봅니다. 물론 핸드폰으로요. 저는 인천에 가본 적도 없던 시절이었어요. 

 

 '인천 경매 물건' 이렇게 조회하니까 한 아파트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아파트를 매주 한 번씩 검색해 봤는데, 그 아파트 단지에 더 좋은 층이 급매로 나온 것이 어느날 눈에 들어왔습니다. 전화해서 가봤습니다. 집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집 주인이 아들 장가가면 들어와서 살라고 집수리를 깨끗하게 새로 해놓은 상태였어요. 그런데 며느리되실 분이 인천에 오지 않겠다고 서울에 살겠다고 해서 집을 내놓게 되었다는 사연이었습니다. 집이 튼튼하고 부모님이 늙으시면 서울쪽으로 올라와 사셔도 되겠다 싶어서 그 집을 사기로 합니다. 아파트를 먼저 사야 취득세 감면이 된다고 하니까 아파트 계약을 먼저 하기로 하고, 오피스텔 계약금으로 아파트 계약금에 넣습니다. 

 

아뿔싸! 제가 몰랐던 중요한 사항이 있었습니다. 집을 매매하고 3개월 안에 다른 부동산을 매매하면 생애최초 취득이라도 취득세 감면 혜택을 못 받는다는 거예요. 그런데 오피스텔 전주인은 부동산세가 집행되는 6월 1일 이전에 매매계약을 완료해 달라고 했고, 결국 저는 취득세 감면 혜택은 못 받고 집 2채를 계약하게 됩니다. 아파트는 생애 최초로 해서 풀 대출을 받았고, 전세나 월세 권리금을 받으면 오피스텔 계약금을 내야지. 하는 허무맹랑한 스토리를 머리속으로 그리면서 무일푼으로 집2채를 지르게 됩니다. 

그런데 아파트가 안나가는 거예요. 오피스텔 계약 시기는 다가오는데. 아파트가 안나가면 매월 관리비와 대출 이자를 고스란히 지불해야 합니다. 그때 정말 속이 타는 줄 알았어요. 부모님께 진짜 욕 많이 먹었어요. 괜히 사서 고생한다고. 정말 열일하면서 빚값고 돈 벌었던 것 같아요. 건 2달만에 집이 나갔는데 그 사이 맘 고생한 건 정말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를 것 같아요. 

 

영화 같지만 사실 오피스텔 1채 더 계약해서 총 3건을 매매계약을 진행했던 터였는데, 마지막 오피스텔 1건은 결국 위약금 물고 취소했네요. 아파트도 전세로 나갔으면 아무 걱정없이 살 수 있었는데 월세로 나가고 보증금도 제가 처음에 생각했던 것 3분의 1 밖에 안되어서 인생은 계획대로는 안 흘러갔어요. 

 

그래도 죽을 것 같은 시간이 지나고 어영부영 집 2채 소유한 영끌족이 되었네요. 시작은 '영등포 밥맛이 좋아서 여기에 집 사야겠다. 여기서 늙으면 살아야겠다.' 하는 발상에서 시작했네요. 남들이 보면 허무맹랑하고 비현실적인 일인데, 그래도 저는 나름 진심이었답니다. 저는 밥을 중요시 여겨서 ㅎㅎ

 

아직도 영끌로 빚 갚느라 무겁게 살고 있는데, 그래도 만족스럽습니다. 제 수준에 그 때가 아니면, 그리고 그 집이 아니었으면 아마 그런 집들을 못 샀을 거고, 앞으로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집값이 최고가를 찍었을 때의 80% 대출을 받을 수 있어서, 그리고 매매가와 전세가가 붙었을 시점이어서, 그리고 대출이 최고치를 찍었을 때 고민하면서 1달 기다려서 대출이자가 1% 낮아졌을 시점에 대출을 시행해서 여러모로 운 좋게 마무리 되었네요. 

 

그 모든 일이 끝난 다음 2달 정도 지나니 신문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내려서 다시 매매가 이루어지기 시작한다. 집값이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 뭐 이런 내용이 기사화 되기 시작했어요. 그러니 신문의 기사는 실제 시장 흐름보다 1~2달 더 느리다는 걸 처음으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대출도 1달을 기준으로 1%나 왔다갔다 하는 행보를 보였어요. 대출 상담사는 빨리 진행해야지 대출이 더 오를 수 있다. 대출 집행 한도액이 줄 수 있다. 하고 여러가지 재촉을 했지만, 일단 그 어떤 결정도 본인이 해야하고 본인이 결정과 책임을 지는 겁니다. 저는 좀 더 지켜봤고, 다행히 대출 금리가 1달 사이에 1%가 더 내려가서 고정금리 4.18%로 대출 받을 수 있었어요. 40년 상환이라 월 70만원 선에서 이자가 나오고 있네요. 그 후에 또 40년 상환은 길다. 상환기간을 줄이겠다는 기사도 나오는 걸 봤어요. 

 

시장은 계속 바뀌고 항상 서민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것 만 같은데, 그 가운데도 기회는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을 두드리고 물어보고 시도해보지 않고서는 그 기회가 나에게도 오픈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남들이 보면, 돈도 없는 애가 집 보러 다니고, 대출이라고는 받아 본 적도 없는 애가 겁도 없이 몇 억짜리 계약을 불쑥 잘도 저지르네. 할 지 모르겠지만, 아무것도 안하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면서 배우고, 내 앞에 닥치면 공부하고 자료를 찾고, 고민하고, 도움을 청하고, 괴로워하면서 배워 나가게 됩니다. 

 

저는 사회생활을 40 넘어서 시작해서 어떻게 보면 아직 사회초년생이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사회에 나온지 1년만에 무일푼으로 집 2채 지르고 영끌족이 되어 매달 밥 벌이하며 살아가고 있는데요. 일단 사회생활하면서 제 밥벌이 하려면 사회의 머니 게임 룰을 최대한 빨리 익히고 기초생활을 보장하는 개인 제테크 셋팅을 한 다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매진하는 것이 순서 인 것 같습니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요? 저도 모르겠어요. ㅎ 계속 이게 정답인지, 저게 정답인지 공부하고 시도하고 책 읽고 고민하고 괴로워하기도 하면서 배워 나가는 것 같습니다. 인생에 정답은 없으니까요. 내 인생에 정답은 나만 줄 수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제가 그리는 삶이 있으니까 그 길로 갈 정답을 그려보는 거죠. 

 

사회초년생들에게 같이 시작하고 있는 사회초년생으로서 응원의 메세지를 보냅니다~ 그리고 온라인마켓을 오픈하는 사업자등록증은 하나씩 만드셨으면 좋겠어요. 생각보다 나라에서 주는 혜택이 많고, 사회초년생에게 신용보장용으로 상당히 유용하게 쓰입니다. 저는 구매대행 시작할 때부터 직원 뽑고 집 사야지 했는데, 정말 1년만에 그 목표가 이루어져서 저도 신기합니다. 

 

내 삶의 정답은 나만이 줄 수 가 있습니다. 다만 그 정답, 내가 꿈꾸는 나의 삶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만들어갑시다! 저도 매일 살기 힘든데, 그래도 인생에 재미난 구석도 많습니다. 생각보다 재미나네요. ㅎ 이전에 몰랐던 재미. ㅎ

 

화이팅!

 

감사합니다. '별우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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