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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우산 생활정보

[별우산] 쿠팡 알바 백서 - 5개월 만근자의 찐 노하우 2편

by 별우산 2025.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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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별우산'입니다~

 

오늘은 쿠팡 알바에 가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소개해보겠습니다!

 

사실 쿠팡이 이미 거대 기업이 되어서 업무가 정말 다양합니다. 제가 5개월 알바했다고 해도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의 아주 극소한 단면만 보고 체험해 봤을 확률이 큽니다. 

 

따라서, 제가 보고 느낀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점을 참고해주세요~

 

제가 일한 곳은 쿠팡 CLS( Coupang Logistics Services )라는 곳으로 정식 이름은 로지스틱스서비스 유한회사입니다. 쿠팡 본사가 아니라 쿠팡 자회사 중에 하나입니다. 배송 전문 택배회사인데, 쿠팡이 로켓 배송을 밀고 있다보니까 보다 시간을 절약하고 신속 정확하게 배송업무를 추진하기 위해 분류작업에 일용직을 추가 고용하여 업무 효율을 높이는 아이디어를 낸 것 같습니다. 

 

우리는 CLS 헬퍼라고 하여 쿠팡 CLS에 소분 작업을 하는 알바생으로 모집이 된 것입니다. 

다른 케이스는 쿠팡 자회사가 아닌 본사에서 어떤 다른 알바 업무를 할 수 도 있는데, 거기는 경험해 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알바한 캠프는 물류창고에서 주문된 물건이 파레트에 랩으로 감겨서 오면 파레트를 헐어서 각 주소지에 맞게 대형 카트에 분류하고 분류된 대형 카트를 다시 대형물류트럭에 실어서 보내는 과정까지 하는 곳이었습니다. 

 

작업장 옆 건물에 보면 쿠팡 물품들이 잔뜩 쌓여있는 보관 창고 같은 광경도 보입니다. 저같이 쿠팡에 입점해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로켓배송 재고로 보내는 물건들이 쌓여있는 랙 창고 같이 보였습니다. 거기는 또 다른 소관인지 CLS 소분팀은 거기 업무는 하지 않았습니다.

 

쿠팡 CLS 알바 업무 내용

 

CLS 소분장의 대강의 업무 프로세스를 알려드리겠습니다.

각 소분장을 '캠프'라고 부릅니다. 

보통 3타임으로 나누어 하루 4시간 빼고 20시간이 가동된다고 합니다. 각 캠프별로 운영 시간이나 임금이 상이할 수 있습니다.

 

낮시간 타임/ 저녁 · 밤 타임(심야)/ 새벽타임

 

저 같은 경우 심야타임을 했습니다. 심야타임전에 4시간 쿠팡 캠프가 쉽니다. 기계도 쉬어야 하지 않겠어요? ㅎ

각 타임별로 업무는 비슷한 것 같고 심야타임 후반부와 새벽타임 전반부에 로켓프레시 물류가 집중적으로 배정됩니다. 새벽에 도착해야 하니까 그 시간대에 신선식품 업무가 집중됩니다.

 

1. 상하차 : 대형 물류트럭이 파레트에 상품들을 실어서 옵니다. 파레트에 상품들이 쌓여서 랩으로 감싸여 있고 지게차로 파레트를 내립니다. 화살표 하나가 파레트 하나. 그 위에 물건들이 저렇게 랩핑되어서 무너지지 않게 실려있습니다. 

 

 

-지게차 알바가 있습니다.

-신호수 알바가 있습니다. 지게차가 정말 신속하게 움직이고 물건이 수없이 쏟아져서 안전을 위해 신호수의 역할이 큽니다. 보기에는 알바 업무 중에서 세상 쉬워보이는데 사고 위험은 가장 커 보입니다. 

 

 

 

2. 무버 : 파레트위에 쌓여져 있는 상품 덩어리(?)를 EPJ( electric pallet jack 전동 자키)로 옮겨서 자동 컨베이어까지 이동시킵니다. 

 

3. 하차 : 파레트에 랩을 잘라내고 개별 상품들을 자동 컨베이버에 올리는 작업입니다. 컨베이어 긴 레일이 작업장 전체적으로 깔려있는데 시작점에 상품을 올리면 기계가 상품에 있는 바코드를 인식해서 각 지점별 개별 라인 컨베이어로 상품을 보내줍니다. 그러니까 하차(컨베이어에 물건을 올리는 일)을 빨리 할 수록 작업 속도나 진행이 빨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보니까 이 하차 하시는 분들의 속도는 신의 속도입니다. 왠만한 기계도 저렇게 빨리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빠릅니다. 보통 한 파레트에 쌓인 물건의 높이는 남자 키보다 훨씬 크니까 2미터가 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2미터 이상 쌓여있는 꼭대기 상품부터 바닥에 있는 상품까지 허리높이의 컨베이어 위에 올리려면 허리를 얼마나 굽혔다 폈다 해야할지 예상이 되실 겁니다. 정말 힘든 작업입니다. 바로 옆에 선풍기도 없고 난로도 없고 그냥 죽어라 올려야 기계 속도를 따라잡습니다. 아무렇게나 집어던져서 상품이 뒤집어지거나 하면 바코드 인식이 안되기 때문에 빠르게 잘~ 올려야 합니다. 거기 계신 분들은 그냥 존경스럽습니다. 이 하차작업의 속도가 해당 작업장 전체의 업무진행 속도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중요한 부분이라 여기는 주로 늘 하시던 분들이 도맡아 작업을 하는 것 같습니다. 

 

 

 

4. 라인 : 하차에서 출발한 상품들이 컨베이어 라인을 따라 각 구역별 라인으로 떨어집니다. 그러면 각 구역별 물건들을 또 상세 주소 번호별로 분류합니다. 여기에 배치된 알바생 인원이 가장 많습니다. 가장 세분화된 작업영역이기 때문입니다. 하차가 큰 강물 줄기라면 여기 라인은 세부 강 줄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세부 강 줄기에서 보통 6~14가지 정도 주소지로 나뉘는데 여기서 대형 카트에 상품들이 바로 담깁니다. 여기는 테트리스 장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건들이 쏟아져 내려오는 걸 각 주소지별로 대형 카트에 테트리스 하듯이 최대한 잘 쌓아서 발송 준비를 마치는 겁니다. 이 세부 주소 카트를 우리가 만나는 동네 구역 택배 기사님이 받아서 자기 구역 주소지에 개별 주소별로 배송하는 것 같습니다. 

 

 

 

라인은 정말 힘듭니다. 물건이 정말 쏟아져 내려오는데 컨베이어 속도에 맞춰서 각 카트에 담아내는 작업이 소분작업입니다. 이 속도를 못 맞춰내면 물건이 컨베이어 위에서 그냥 쏟아져 내립니다. 흘러 넘친다고 해야하나? 우리는 그걸 "터졌다" 또는 "터뜨렸다"라고 표현합니다. 정말 김밥 옆구리 터지듯이 물건이 레일에서 쏟아져 넘치면 작업 라인 통로가 막혀서 어떻게 할 수 가 없습니다. 터진데 또 터지고 그냥 넘치는 겁니다. 우유팩이 터지고 액체 세제 봉지가 터지고 식용유 기름이 세고 그냥 아수라장이 될 수 있습니다. 정말 다시 상상해도 끔찍하네요. ㅠ 라인은 보통 2사람이 앞 번호 뒷 번호 나누어서 한 팀으로 작업을 하는데 앞 라인을 맡은 사람이 조금더 경험자가 합니다. 신속하게 자기 번호를 낚아채서 카트에 담고, 뒷 번호 상품은 레일 위로 그대로 지나가게 합니다. 뒷 번호 사람은 자기 번호를 찾아서 각 카트에 담습니다. 

 

문제는 물건이 정신없이 내려와서 앞 번호 사람이 자기 번호를 놓치고 뒤로 보내면 뒷 번호 사람이 자기 번호도 처리하기 힘든데 앞 번호 물건을 갖다줄 시간도 없고 그냥 물건이 차여서 "터지고" 마는 경우가 생깁니다. 또는 초보들이라 레일에서 물건이 오는 속도를 못 쫒아가고 물건은 계속 오는데 처리 속도가 늦어서 "터지고" 맙니다. 이래나 저래나 기존 업무자들도 라인을 안 터뜨리고 그날 업무를 마치는 것은 큰 일 해낸 정도로 업무 강도가 빡셉니다. 라인에 물건이 줄줄이 붙어서 빈틈없이 쏟아져 내려오는데 그 걸 집어서 번호를 확인하고 자기 번호 카트에 담고 다음 물건을 집고 다시 번호를 확인하고 다음 물건 번호에 담는 작업이 속도가 발란스 있게 진행된다는 자체가 불가능한 일입니다. 물건 연달아와서 0.5초만에 개당 물건을 쳐내야 한다면, 물건을 집고 카트에 담고가 이미 3-5초 걸린다면 무조건 게임 아웃! 실패입니다. 

 

라인을 잘 하는 노하우는 쿠팡에서 살아남느냐하는데 지대한 성공요소가 됩니다. 라인을 한 번 같이 뛰면 정말 전우애가 생깁니다. ㅎㅎ 라인 잘 하는 노하우는 나중에 또 한 번 풀어보겠습니다.

 

5. 피딩 : 상품들이 각 주소지로 소분되어 대형 카트에 담기는데 이 대형카트를 롤테이너(Rolltainer = RT 알티)라고 부릅니다. 보통 짧게 알티라고 부르는데 이 알티가 다 차면 라인하는 사람들이 뒤로 밀어놓고 빈 알티로 교체해서 또 물건을 채우고 합니다. 이때 다 찬 알티를 물류 트럭까지 이동시키는 일을 피딩업무라고 부릅니다. 라인은 물건이 계속 쏟아져 들어오고 템포를 놓치면 라인이 터지니까 죽어라 해야합니다. 기계 속도를 따라잡는 속도전이라면 피딩은 터지는 일이 없으니까 제가 보기에 숨넘어 가는 일은 없어보였습니다. 그런데 워낙에 알티 하나가 무겁고 물건 많은 날은 수도  없이 알티가 차니까 그 무거운 알티를 끝없이 옮기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한 겨울에도 땀이 날 정도로 운동량(?)이 많습니다. 빨리 빨리 다 찬 알티를 빼지 않으면 쌓여진 알티가 엉켜서 길을 막고 일이 더 꼬이니까 쉬엄쉬엄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쿠팡 업무 어느 것 하나 쉬운 떡은 없습니다. 원래 남의 떡이 좋아보일 뿐입니다. 피딩은 알티를 움직이는 일이다 보니 안전사고 위험도 큽니다. 높이 쌓인 상품이 머리위로 떨어지는 경우도 허다하고 알티 바퀴쪽에 뒷꿈치를 까이는 일도 허다하고 잘못해서 알티가 넘어지면 깔릴 수 있는 위험도 있습니다. 항상 안전사고에 유의해야하고 피딩 업무를 하시는 분들은 안전모 착용과 안전화 착용을 필수로 주의받고 있습니다. 속도 내려다가 위험할 수 있으니 항시 주의를 기울이면서 안전하게 하는게 최고입니다. 

 

 

6. 리젝 : 하차에서 각 라인으로 컨베이어를 따라 상품들이 전달되는데 중간에 기계가 상품의 바코드를 스캔해서 각 주소지를 지날 때 상품을 하위 라인으로 떨어뜨려줍니다. 그런데 가끔 바코드가 오류일 때(구겨졌던지/ 습기가 차서 인식이 안됐던지/ 훼손됐던지/ 상품이 뒤집어져서 인식이 안됐던지/ 바코드 부위에 오염물이 묻었든지 등등) 스캔 인식이 안 된 상품은 리젝 라인으로 떨어집니다. 그러면 해당 문제점을 수정해서 재하차 하던지, 분류해서 문제 있는 상품 처리하는 곳으로 보냅니다. 저는 이 리젝파트는 죽음이었습니다. 정리정돈도 못하는 사람이 쏟아져 내려오는 리젝 상품들을 재빠르게 상태 파악하고 문제점별로 분류하여 처리하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속도도 빠르고 판단력도 빠르고 업무처리도 빨라야 하는 파트입니다. 여기는 성질이 나빠지는 곳이라고 불립니다. 욕 안하던 사람도 욕이 나온다고 ㅎㅎ 여기는 정말 못하겠는데, 또 여기 업무를 항상 쳐내는 엘리트가 계십니다. 그 언니는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어떻게 그 일을 매일 해내고 또 말끔하게 해내는지 저는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저는 한 번 했다가 중간에 짤렸습니다. 하필 그날 스캐너가 고장나서 모든 물건이 오류로 인식되어 쏟아져 내려오는데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짤려서 감사했습니다. ㅠ

 

8. O/F : over flow의 준말이라고 합니다. 바코드가 스캐너에 찍히기는 하지만, 컴퓨터의 오류로 인해서 바코드가 안 먹히는 상품은 오버플로우로 떨어집니다. 오버 플로우 라인에 떨어지는 상품 수량도 엄청나서 결코 만만한 업무 파트가 아닙니다. 쏟아져 내려오는 개별 상품들을 손 스캐너로 개별 재확인하여 분류하고 처리해야하는데 쏟아져 내려오는 속도보다 더 빨리 스캔하고 분류 처리 한다는 것이 불가능해 보입니다. 저는 이 작업도 한 번 했다가 다 터져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베테랑들은 손스캐너 하는 업무는 살짝 생략하고 눈으로 식별해서 빨리빨리 분류하고 알티에 담아서 빨리빨리 처리합니다. 재스캔이 가능한 것은 리젝파트로 보내주고, 다른 캠프 물건이 잘 못 온 것은 모아서 해당 파트로 보내주고, 파손 상품은 파손 상품 파트로 보내주는 업무를 합니다. 리젝으로 갖다주는 길에 각 라인에 잘못 온 번호 상품들도 모아서 리젝으로 이동시켜주는 일도 오버플로우 파트 담당자의 일입니다. 아무튼 멀티 작업인데 이 일도 잘 해내시는 베테랑들이 계십니다. 

 

9. 호퍼: 지금까지 설명한 하차 상품들은 박스 형태나 부피감이 좀 있는 상품들이었다면 트레이는 봉지 상품을 취급합니다. 우리가 주로 주문하면 받아보는 회색 쿠팡 봉지를 PB라고 부릅니다. PB상품들만 가득담긴 파레트가 실내 지게차로 옮겨지면, 호퍼는 그 파레트 위에 쌓인 박스를 봉지만 분류하는 컨베이어에 쏟아붓는 작업입니다. 정말 수없이 쏟아붓습니다. 하루 몇 백박스를 쏟아붓는다고 해요. 그냥 쏟아만 붓는 것이 아니라 사이즈가 오버인 상품은 빼내고, 터지거나 파손될 수 있는 상품도 빼내는 부가 작업도 있어서 빠른 판단력과 속도전이 요구되는 파트입니다. 하루  업무하면 손바닥이 다 까질 정도라고 해요. 이거하다가 20대 총각들이 많이 도망가는 거 봤습니다. 잘하시는 분은 초보의 3~4배 속도로 업무 진행하시는데 정말 로보트 같습니다. 호퍼가 빨라야 소형 봉투 상품 분류가 빨라지기 때문에 호퍼의 작업 속도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물량이 많을 때는 호퍼 3명씩 쏟아부을 때도 있고, 잘 하시는 분은 1당 2인 몫을 해내시는 분도 계십니다. 아무튼 다들 대단하십니다. 

 

10. 트레이 : 호퍼가 PB봉지를 쏟아부으면 컨베이어를 타고 PB봉지들이 위로 올라옵니다. 그러면 고도가 조금 더 높은 곳에서 해당 봉지들을 잘 펴서 바코드가 인식되도록 정리한 뒤에 쟁반 같은 것이 연결된 컨베이어 위에 한 봉지씩 상품을 올리는 작업을 트레이라고 합니다. 트레이가 영어로 쟁반이라는 뜻이니까 쟁반에 상품 올리는 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상품이 박스에 마구잡이로 담겨 오니까 바코드가 구겨져 있거나 접혀져 있어서 스캐너가 바로 인식할 수 없는 상태인데, 사람이 수작업으로 빠르게 상품을 펴서 스캔되기 좋게 쟁반에 올리는 작업입니다. 쟁반 하나에 상품 하나 올려서 스캐너가 스캔하고 해당 주소지 칸으로 떨어뜨려주면 칸칸이 봉지들이 해당 주소지 박스에 담기는 방식입니다. 

 

자동아닌 자동 시스템입니다. 

 

예전에는 빈 박스를 바닥에 쫙 깔아놓고 봉지마다 수작업으로 해당 주소지 박스에 일일이 물건을 담았다고 해요. 그런데 이런 자동 분류 기계를 설치해서 이제는 봉지를 잘 펴면 자동으로 해당 박스에 떨어지도록 닭장같은 모양의 자동화 설비가 되어 있는데, 이런 기계 설비가 설치된 캠프도 많지 않다고 해요. 

 

문제는 이 설비의 운영이 자동 아닌 자동이라는 거예요. ㅎ 봉지를 건건이 펴서 쟁반 위에 올려줘야지만 스캐너가 인식이 가능하니 절대 완전 자동화로 넘어갈 수가 없겠어요. 봉지가 뒤집어진 상태인지, 반절 접힌 상태인지, 바코드가 찢어진 상태인지, 바코드가 오염된 상태인지, 상품이 통로보다 커서 통과가 안될 사이즈인지, 상품이 통로를 통과하면 파손될 수 있는 품목인지 등등 여러가지 고려해야 할 요소가 엄청 많은데 사람은 메타인지를 이용해서 단번에 그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있다면 기계는 과연 그것을 한번에 판단하고 빛의 속도로 처리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서 이 직업은 없어지지 않겠구나 싶었어요. 다른말로 이 알바 자리는 항상 있겠구나 싶었지요. 

 

트레이 업무의 장점은 분류 1당 드는 중량이 라인보다 작다는 거예요. 아무래도 PB 봉지 하나가 박스 상품 하나보다 가벼울테니까요. 그래서 다른 작업자들이 트레이 업무를 꿀알바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제가 해보니까 쿠팡에 쉬운 알바는 없어요. 일단 트레이는 봉지를 당겨서 내 앞에 두고 펴서 쟁반 위에 올려야 해요. 저는 '흥보가 기가막혀' 춤 추는 줄 알았어요. 어린 친구들은 무슨 소리인지 모를테지만 ㅎㅎ 아무튼 좌 우를 끝없이 회전하면서 봉지를 이동시키는 단순반복 업무인데 그것도 빛의 속도로 해야 정해진 물량을 쳐낼 수 있어요. 많으면 한 타임에 8만개 정도의 봉지를 쟁반에 담는다고 해요. 뭐 그냥 기계 속도로 숨도 안쉬고 올려야 해요. 무릎이며 허리, 어깨가 빠질 것 같아요. 오래 하신 분들은 어깨 부상이 제일 많은 것 같아요. 기계도 그 정도로 반복해서 빠른 속도로 무한으로 돌리면 고장이 안날 수 가 없을 것 같은 업무입니다. 봉지가 끝이 없이 올라오는데 아무튼 그래도 매일 마감은 돌아오고 퇴근은 있습니다. ㅎ 신기해요. 

 

11. 플러싱 : PB봉지가 닭장 같은 자동화 기계에서 자기 주소지에 떨어지는데 그 박스가 가득차면 컨베이어에 올려놓는 작업을 플러싱이라고 해요. 그 박스는 토트박스라고 부르는데, 토트박스는 접어져서 컨베이어 양 옆으로 쌓여있어요. 다찬 박스는 컨베이어에 올리고 새 박스는 조립해서 다시 끼워넣고 하는 작업의 무한 반복입니다. 트레이에서 해당 주소지 칸으로 상품이 떨어지는 통로에 상품이 끼일 수 있어요. 그러면 통로에 걸린 상품을 작대기로 끄집어 내려서 막힌 곳은 뚫어주고, 다 찬 곳은 빨리 빨리 비워줘서 최대한 빠르게 PB봉지들이 소분되고 각 라인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업무입니다. 여기서도 토트박스를 얼마나 많이 들었나 놨다 해야하는지 하루 업무 마치면 죽을 것 같습니다. 저는 죽어라 하는데도 속도가 늘지가 않더라구요. 제가 신규였다면 짤렸다고 하더라구요. ㅎㅎ 플러싱할 때는 토트박스 위에 바코드가 하나만 보이도록 PB봉지를 정돈해서 내보내는 것이 유의할 점입니다. 바코드가 2개 보이면 스캐너가 오류로 인식된다고 해요. 저는 플러싱도 정말 힘들던데 또 플러싱만 하시는 분들은 라인이 더 무섭다고들 하세요.

 

12. 반품 : 반품 온 상품들을 확인하고 처리하는 곳이예요. 여기는 하시는 분들만 고정으로 하시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노하우랑 업무 프로세스가 일회성으로 전수가 되기 어려운 파트라 그런 것 같아요. 지나가면서 보니까 파손된 상품, 오염된 상품들을 세척하거나 봉합해서 재판매할 수 있게 어떻게 처리하시는 것 같았어요.

 

13. 세척 : 쿠팡 로켓프레시 배달가방을 세척하고 건조하고 조립하는 업무를 한다고 해요. 제가 일하던 곳 지하에 세척하는 캠프가 있었는데 저는 잠깐 지나만 가봐서 세척 업무는 잘 몰라요. 세척 업무가 소분 업무보다는 쉽다고들 하시더라구요.

 

대충 이 정도하면 쿠팡 CLS 캠프에서 일용직들이 하는 업무 소개가 다 된 것 같습니다. 저는 1도 모르고 가서 눈치도 없고 하니까 이것저것 하는데 엄청 애 먹었어요. 눈치가 빠르던지 전체 프로세스를 아시는 분들은 내가 이 시간에 뭘 해야하는지 알 수 있고 뭔가 상황 파악이 되는데, 저는 뭘 해야 하는지 몰라서 관리자들에게 "저 뭐해요?" 계속 물어보고 어리버리 한 세월 보냈던 것 같습니다. 뭐 프로세스를 다 알아도 별 차이는 없었지만요. ㅎㅎ 일머리를 잘 아는 분들은 틈틈이 딴 짓도 하고 알아서 유도리있게 하루를 보내던데 저는 그냥 열심히 뛰어 다니면서 열심히만 했던 것 같습니다. 

 

관리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가만히 있는 거예요.

시급제로 알바 왔으면 시간 때우기 하지말고 시간만큼 일하고 가라는 거예요. 

제가 보기에 쿠팡 알바 왔다하면 대충 때우다가 가려고 알바온 사람은 없을 것 같애요. 업무를 몰라도 일단 힘들다는 소문은 다 들었을 것 아니예요? 그런데 뭘 해야할 지 몰라서 우왕좌왕 할 수는 있는데, 무조건 "뭐하면 되나요?"하고 물어보세요. 가만히 있으면 정말 싫어해요. 

 

쿠팡이 대한민국에서 고용률이 넘버3 정도 된다고 신문기사가 난 것을 본 적이 있어요. 제가 봤을때 정말 이 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거의 다 한 번씩 쿠팡 알바 오겠구나 싶을 정도로 수많은 알바 지원자들이 들어오고 나가고 해요. 관리자들은 수많은 신규들을 매일 접하고 업무 설명하고 지시하고 하다보니까 정말 많은 사람들을 접하고 별의별 사람들을 다 경험해요. 일하러 왔으면 일하고 가라는 거죠. 그런데 우리가 무슨 일이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한 번 듣고, 한 번 보고, 단번에 척척해낼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물어보라는 거예요. 용어도 생소하고 공정도 생소하고 장소도 사람도 모두 생소해요. 저 같은 사람은 귀에 잘 들어오지도 않고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아요. 다행히 선임을 잘 만나서 노하우를 첫날부터 많이 배우고 좋은 분들한테 도움을 많이 받아서 생각보다 오래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친절하지는 않을 수 있지만 물어보면 다들 가르쳐는 주니까 일단 물어보세요~ 그게 가장 중요한 꿀팁 중 하나입니다.

 

처음 갔을때는 사진촬영 금지라는 경고가 없었는데, 얼마 지나서 사진촬영, 녹화, 녹음 모두 금지라고 대대적으로 경고 포스터가 붙어서 사진은 일절 못 찍었네요. 쿠팡 알바 원체 체험기가 많아서 인터넷에 사진 짤 찾아보니 엄청 많네요. 대충 현장은 저렇고 아무리 설명 들어도 직접 해봐야 감이 오지 들어서는 상상도 안됩니다. 저도 저렇게 힘든지 모르고 갔어요. 

 

첫 날 마치니까 온 몸이 부서질 것 같던데, 고정으로 하는 분들한테 어떻게 하시냐고 하니까 

 

"매일 아픈 부위가 달라진다. 그러니까 할 수 있다. 좀 있으면 다른데가 아플꺼다." 하시는 거예요. 근데 정말 그렇더라구요. ㅎㅎ 허리가 끊어질 것 같더니 다리가 아프고, 어깨가 빠질 것 같고, 손가락이 아프고 등등 돌아가면서 아파지더라구요. 

 

제가 만난 쿠팡 사람들. 그들은 왜 쿠팡에 다닐까? 그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3탄에서 나눠보겠습니다.

 

저는 애터미 시작해서 시간 없어서 쿠팡 그만뒀는데요.

부업으로 애터미 알아보고 싶거나 제품 써보고 싶은 분들은 연락주세요~!

 

카톡 ID : starusan

위챗 ID : starusan

 

감사합니다. '별우산'입니다~ 오늘도 열심히 사는 인생.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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